본문 바로가기

진짜리뷰/얼리어답터

애플워치4 셀룰러(lte)버전4개월 사용기

나같이 전자기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전자기기가 나의 삶의 일부분을 풍족하게 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라는 것이 있다. 물론 그 기대감을 100% 들어주는 전자기기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긴 하지만, 그 기대감에 제품을 구매하고는 한다. 그중에서도 애플 워치는 기대감을 많이 채워주는 기기 중 하나고, 애플 워치 4를 구매하면서 셀룰러버전에 기대를 한 것도 사실이었다.

 

 

아이폰이 필요 없는 애플 워치 셀룰러 버전?

애플 워치 셀룰러버전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라면 셀룰러 기능이 탑재되어있기 때문에 마치 밴더블 한 스마트폰을 구매한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스마트폰을 대체하기에 애플 워치 셀룰러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특히 많은 앱들이 지원되지 않는 국내 상황에서라면 전화 및 문자, 간단한 카카오톡 답장 정도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애초에 애플 워치의 태생은 아이폰의 보조도구이기 때문에 폰의 모든 기능을 워치에서 다 해줄 거라는 기대는 무리다. (애플 워치 셀룰러 버전은 단독으로 사용 시 배터리를 매우 많이 먹는데, 이렇게 많이 먹을 정도로 그냥 셀룰러만 사용하는 씬은 그렇게 길지 않기 때문에 불편함은 없다)

 

애플 워치 셀룰러 버전에서만 되는 앱들이 따로 있다.

애플 워치에 설치된 모든 앱들이 셀룰러 버전에서 모두 동작한다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

애플 워치 셀룰러 단독시에 활용할 수 있는 앱들은 매우 한정적이다.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 같긴 하지만 아직도 카카오톡처럼 불안정하게 지원되는 앱들이 대부분이다 (답장은 보낼 수 있지만, 앱 내 채팅방을 볼 수 없다)

만약에 내가 아이폰 없이 애플 워치에서 카카오 버스 앱을 실행시키면 실행이 안된다는 이야기다.

아주아주 기본인 전화, 메시지, 구글 keep메모 등은 잘 동작한다.

 

그렇다면 애플 워치 셀룰러가 왜 개통했을까?

일단 호기심으로 애플 워치 셀룰러를 개통했다. kt통신사를 사용 중인데 무려 요금이 11000원이다 (약정 시 8,800원이며 데이터 온 프리미엄 요금제를 사용하면 1회선이 무료라는데, 나는 그냥 데이터 온 비디오를 쓴다) 애플 워치 4는 kt가 처음 도입하는 모델이라 개통하면서 애를 많이 먹긴 했지만 여하튼 개통을 하게 되었다. 너무 실랑이가 많아서 오기로 개통한 것 같은 느낌도 있지만 여하튼 개통이 되었다. 운동도 하지 않고, 아이폰을 몸에 항상 지고 다니는 나지만, 애플 워치 셀룰러가 가끔은 나를 자유스럽게 만들어주진 않을까?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애플 워치 셀룰러가 가장 잘 어울리는 상황 1 - 운동할 때

나는 운동을 하지 않는다. 태어나서 약 삼십녀년을 살아오면서 제대로운동한 시간을 계산하면 24시간도 안될 거다. 그러던 중에 건강에 이상이 감지되어, 울며 겨자 먹기(?)로 운동을 시작했다. 때마침 애플 워치 4를 샀던 시기랑 겹쳐서(셀룰러도 개통), 이놈을 좀 테스트를 해봐야지 싶었다. 첫날은 락커에 아이폰을 놓고, 러닝머신을 열심히 뛰었다. 셀룰러버전이 활성화되었고,  가끔씩 알림도 날아오고, 카톡도 하나씩 날아오고, 가장 중요할지도 모르는 와이프 전화도 러닝머신을 뛰면서 받을 수 있었다. '흠 이 정도면 괜찮군'이라는 생각을 하며, 유산소 존을 주로 이용했던 나는 러닝머신에 달린 소리도 나지 않는 텔레비전을 겨우겨우 보며 시간을 보냈는데, 러닝머신 다음에 이용할 사이클링 머신에는 텔레비전이 없네? 나는 락커룸에 달려가서 아이폰을 다시 가지고 나왔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내 애플 워치의 셀룰러는 자연스럽게 해제되었다 (아, 애플 워치는 에어 팟이 필수다.)

사람마다 운동하는 상황과, 방법이 다 다르긴 하지만, 운동할 때가 애플 워치 셀룰러가 가장 잘 어울리는 씬이 아닐까 생각을 해본다.

 

 

애플 워치 셀룰러가 가장 잘 어울리는 상황 2 - 회의할 때

회사에서 회의실을 자주 이용하는 편인데, 회의를 하러 갈 때마다 챙겨야 할 것들이 많다. 노트북, 수첩, 가끔 아이패드, 커피를 담은 컵, 그리고 필수로 챙겨야 하는 아이폰, 노트북 위에 이것저것 다 쌓아서 가져가는데, 그러다 보면 꼭 한 번씩 까먹고 안 들고 가는 게 아이폰이다. 하지만 애플 워치 셀룰러가 있다면 이런 상황도 그냥 넘어갈 수 있다. 어디 다른 곳에서 전화가 오지 않을까 발을 동동 굴릴 필요가 없다. 그리고 아이폰이 없으면 회의에 더 집중할 수 있다. 애플 워치 셀룰러를 사용하고 나서 느끼는 것이지만, 우리는 습관적으로 아이폰을 너무 많이 보는 것 같다. 한 가지 단점이라면 회의시간에 시계를 자주 쳐다보면 자칫 바쁜 사람으로 오해받을 수 있는 단점이 있다.

 

애플 워치 셀룰러가 가장 잘 어울리는 상황 3 - 회사에서 화장실 갈 때, 점심, 커피 먹으러 갈 때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애플 워치 셀룰러가 가끔 나를 아이폰에서부터 자유롭게 만들어주긴 하는데 가장 자유를 많이 느낄 때는 단연 화장실 갈 때, 습관적으로 아이폰을 챙겨가야 했는데, 요즘은 그냥 자리에서 일어나기만 한다. 점심 먹으러 내려갈 때도 그냥 내려가도 좋고, 잠시 커피를 마시러 나갈 때도 애플 워치 셀룰러를 가지고 나가면 은근히 든든하다. 한 가지 단점이라면 전화가 올 때인데 에어 팟을 챙겨나가지 않으면 플래시맨처럼 전화를 받아야 한다. 물론 음질은 매우 좋은 편이지만 테키한 나의 모습이 그렇게 썩 좋은 그림은 아니다.

 

 

애플 워치 셀룰러가 가장 잘 어울리는 상황 4 - 잠시 외출할 때

집이나 회사에서 잠시 밖을 나갔다가 돌아올 적에 참 편하다. 특히 저녁에 마트를 나가거나 음쓰를 버리러 갈 때 등은 참 편하게 활용된다. 특히 깜빡하고 아이폰을 두고 나왔을 때도 유용한데, 가끔 일찍 퇴근하면 와이프님을 뫼시러 차로 가곤 하는데, 정신을 어디다 두고 있는지 아이폰을 집에 두고 나오는 때가 있다. 지리도 잘 알고 굳이 아이폰이 필요 없기 때문에 그냥 무시하고 출발한다. 가끔 시리를 이용해서 얼마나 걸릴지 문자를 보낼 수도 있고, 전화도 받을 수 있어서 좋다.  한 가지 단점이라면, 주말에는 애플 워치를 잘 안차게 되는데, 습관적으로 아이폰도 워치도 착용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래서 어쩌라는 걸까 - 나는 계속 일단 유지

위에 나의 사연들을 주욱 읽어보면 알겠지만 사람마다 다 상황이 다를 것이기 때문에 셀룰러에 대한 체감이 다 다를 것이라 예상된다. 나도 뭐 딱 이렇게 좋다!!!라고 할 수만은 없는 상황들이 많다. 결론적으로 나는 당분간 셀셀 룰러 요금제를 유지할 생각이다. 애플 워치가 있으면 있는지 잘 모르겠고, 없으면 왕창 불편하기 때문에 셀룰러 옵션도 나는 그렇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긴박한 어떤 순간에 나를 도와줄지도 모르는 그런 또 기대감.. 애플이니까 뭔가 더 있지 않을까? 이렇게 오늘도 애플을 찬양하면서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