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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ign/어쩌다 디자이너

그림 못 그리는 디자이너

직업이 디자이너다 보니 (그것도 GUI(Graphic User Interface) 디자이너)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몇 가지가
1. 학교 다닐 때 디자인을 전공했겠네요

2. 그림 잘 그리겠다.

 

'응 아니야'

 

나는 학교 다닐 때 디자인을 전공하지도 않았고, 현재 역시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한다.

이런 질문은 디자인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나오는 질문인 것 같다. 아니면 우리나라 미술 대학입시제도 때문에 생긴 오해가 아닐까?

 그들의 생각 속에는 디자이너는 '뭔가를 그려서' 만들어낸다고 생각하기 때문인데, 그 생각은 약간은 고정된 시각이 아닐까.

 

디자이너는 자신의(혹은 고객들) 머릿속에 있는 상상을 현실 가능하도록, 눈에 보이도록 만들어내는 사람들인데, 그 과정을 뭔가를 그려서 디자인하는 사람도 있고(대부분의 디자이너들), 글로 설명해서 디자인하는 사람도 있고, 말로 설명할 수도 혹은 툴들을 이용해서 디자인하는 사람도 있다. 방법의 차이지, 그 수단이 꼭 그림인 것은 아니다.

 

나의 경우는 그림은 이 나이 때까지 제대로 그려본 적 없어서 내가 봐도 어색한 그림실력이었고, 그렇다고 언변도 뛰어나지 못해서 디자이너가 될 상(?)은 아니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나는 어렸을 때부터  툴(tool)들을 쉽게 활용했었다. 한글 워드프로세서부터, 나모 웹에디터, 그림판, 키노트, 포토샵, 일러스트 등등, 그래서 내가 생각하고 있던 어떤 것들을 이런 툴들의 장점들을 활용해서 잘 표현했었고, 그걸 남들이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에 꽤나 흥미가 있었던 것 같다. 이랬던 경험들은 지금도 내가 프로토타입을 만들 때 많이 활용하고 있는 방법이다.  

 

디자인은 A와 B의 끊임없는 커뮤니케이션 과정이다.

B를 설득을 시키기도 하고, 설득을 당하고 다시 설득하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디자이너 머릿속에 있는 아이디어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꺼내서 B에게 보여줄 것인가....

 

물론, 그림이 가장 정확한 수단일 수 있다. 디테일한 상황 묘사를 통해 설득을 시키기 매우 유용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요즘 그림을 배우고 있다. (회사에서 UX아이디어 신을 구체적인 일러스트로 표현해야 할 때가 있는데 나의 출신을 모르는 사람들은 뼈다귀로 그리면 사람들이 다 의아해한다. ) 그거도 그냥 그리는 게 아니라, 앱을 다운로드하여서 애플 펜슬이나 뭐 그런 것들로 깨작깨작 그리며 연습 중이다.  (역시 툴을 사용 중)

 

‘paper’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여 아이데이션

 

’procraeate’ 애플리케이션과 애플 펜슬을 활용해서 그림연습 중 (모작)

 

 

아이패드와 애플 펜슬은 정말 혁명적인 아이템이다.

펜 하나로 굵기, 다양한 브러시 등이 제공돼서, 일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아무튼 디자이너는 디자인 감각이 우선 탑재되어야 하며,  자신의 아이디어를 잘 설명할 수 있는 무기(그림이 되었던 무엇이 되었던..)가 있어야 하겠다.